- 웹툰윗미
- 2025.11.13
웹툰윗미톡 Ep.7 | 웹툰 척척박사, 덕업일치를 꿈꾸다
“요즘 웹툰 뭐 봐?”
이 짧은 질문은 단순한 추천을 넘어,
상대방의 이야기를 기대하면서 시작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물었습니다. 웹툰을 좋아하는 당신의 일상은 어떤가요?
다양한 웹툰 보는 이야기에 함께 빠져보세요!
비슷하고 또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 속에서
새로운 즐거움을 발견하게 될지도 몰라요.
※인터뷰 아래에서 인터뷰이의 추천 웹툰을 볼 수 있어요!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는 ‘덕업일치’를 꿈꾸지만 ‘웹툰 박사학위’님은 유난히 남다른 분입니다.
웹툰을 향한 지식과 애정으로 네이버웹툰에서 인턴을 할 때에도 “어떻게 거기까지 알아요?”라는 말을 들을만큼 덕력의 내공이 높은 분이죠.
‘웹툰 박사학위’님은 어떻게 웹툰계의 ‘척척박사’가 될 수 있었던 걸까요?
Q. 안녕하세요, 권위가 넘치는 닉네임입니다. 주변에서도 인정받는 학위인가요?
안녕하세요. 초등학생때부터 현재까지 매일 밤 11시가 되면 ‘네웹’을 들어가는 독자로서 네이버웹툰 관련 TMI는 다 아는 사람이라고 자부하기 때문에 ‘웹툰 박사학위’라는 닉네임을 지어봤습니다. (웃음)
웹툰 지식이 워낙 방대해서 친구들이 놀리는 의미로 붙여준 별명이 '웹툰 나무위키'고요.
‘웹툰 박사학위’인 만큼 단어 하나만 던져주시면 끊임 없이 관련된 웹툰에 대해 얘기할 수 있어요!
만화책의 한 줄이 이끈 웹툰 ‘도장 깨기’
Q. '웹툰 박사 학위'라는 타이틀이 그냥 얻어진 것이 아닐 것 같아요. 어떻게 웹툰에 이만큼 빠지게 되셨나요?
특이하게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만화책 좀 그만 봐’라는 말을 살면서 단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어요.
어머니께서 제가 초등학교 때 만화책방 대여점을 운영하셨거든요. 학교 수업이 끝나면 언제나 카운터 옆에 있는 작은 의자에 앉아 만화책을 정독했죠.
웹툰을 처음 알게 된 건, 신간 코너에서 <아론의 무적함대> 단행본을 발견했을 때였어요.
당시 <드래곤볼>, <원피스>와 같은 흑백 만화가 주를 이뤘는데, <아론의 무적함대>는 달랐어요.
페이지마다 4컷 세로 형식으로 구성된 만화가 당시 저에게 엄청 신선했어요.
표지 작가 소개에 ‘네이버에서 연재하는 웹툰 <아론의 무적함대>는 매주 화, 금요일마다 업뎃되고 있어요.’라는 문구를 보고 ‘웹툰’을 처음 알게 되었죠.
Q. 만화책에서 웹툰 세대로 넘어오게 된 역사적인 순간인 거군요.
맞아요. 웹툰은 만화책과 달리 라이트하게 핸드폰이나 컴퓨터로 바로 볼 수 있잖아요. 그 접근성이 너무 좋더라고요.
그때가 2010년대였는데, 당시 연재 중인 네이버 웹툰을 다 보고 싶은 거예요. 그냥 도장 깨기를 하고 싶었던 거죠.
그러다가 제 취향이 아니었던 스포츠물에도 빠지게 되고, 다양한 장르를 접하면서 취향이 점차 넓어졌어요.
어릴 때 친구들은 아이돌이나 배우를 좋아했는데, 저는 작가님들을 정말 좋아했어요.
종의 ‘작가님 덕질’을 한 셈이죠. 다른 친구들이 연예인 TMI 알면서 행복해 하듯 작가님들의 TMI를 아는 게 그렇게 힐링이더라고요.
작가님이 제 댓글에 ‘좋아요’를 눌러줄 때 “계탔다!”는 기분을 느끼기도 하고요!
Q. 작가님의 TMI라, 궁금한데요?
주로 작가님의 데뷔작부터 전공이나, 어떤 작가님들끼리 서로 친한지 그런 것들이에요 ㅎㅎ
물론 제가 따로 은밀하게 정보 수집을 한 건 아니고요(웃음)
다 작가님들이 만화 속 후기나 일상 SNS에서 직접 밝히신 내용이에요.
저는 그걸 그냥 재밌게 기억해두는 편인데, 사람들은 신기해하면서 ‘어떻게 거기까지 아는 거냐’라고 종종 물어보시곤 해요.
요즘은 네이버웹툰에 ‘작가홈’이 생겨서 그것도 알차게 쓰고 있어요!
특히 <44교시 생존 수업>의 작가님이 비하인드를 작가홈에 풀어주셔서 두 배로 작품에 몰입할 수 있어서 좋아요.
덕업일치 지망생의 성장물 사랑
Q. 웹툰계 박사가 되기 위한 공부도 하시나요?
웹툰 업계 지망생 친구들과 '웹툰 분석 스터디'를 하고 있어요.
남성향/여성향 작품들을 몇 개 선정하여 분석해보기도 하고, 자기가 좋아하는 웹툰을 발제하면서 자연스레 토론을 하기도 하고요!
또 요즘은 웹툰이 영상화가 많이 되니까, 드라마랑 웹툰이랑 같이 비교해서 보기도 하죠.
사실 웹툰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얘기나누는 거라 스터디겸 덕질을 함께 하고 있어요 ㅎㅎ
Q. ‘웹툰 박사학위’님이 정의하는 “좋은 웹툰”의 기준이 궁금해요!
작품이 주는 메시지와 작품성을 중요하게 생각해요. 특히 성장물 장르를 정말 좋아합니다.
서툴렀던 주인공이 조금씩 계속 변화하고 성장하는 과정을 보면, 나도 같이 성장하는 기분이 들거든요.
그리고 현재 사회가 갖고 있는 고민, 혹은 당장 제가 갖고 있는 고민에 대해서 관통하거나 공감할 수 있는 포인트를 잡아주는 작품이면 더 인상에 남는 것 같아요.
또 작가님만의 그림체와 스타일이 묻어나는 작품을 좋아해요.
너무 정형화된 ‘잘 그린’ 그림체보다는, 작가님만의 개성이 묻어나는 그림체를 좋아하는 편이거든요.
Q. 사실 어떤 걸 좋아하는 것과 일로 대하는 건 다르잖아요. 웹툰을 '일'로 연결하는 경험은 어떠셨나요?
일단 일을 하면서 너무 즐거웠어요. 정말 잘하고 싶었고요.
그리고 웹툰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인 곳에서조차 제가 엄청난 ‘덕후’로 인정받았어요.
웹툰 얘기하는 걸 너무 좋아하는데, 팀원분들이 그럴 때마다 제 눈이 정말 반짝거리고 행복해보인다고 얘기를 많이 해주셨어요.
그때 웹툰을 향한 내 마음이 특별하구나, 진심이구나를 다시 한번 깨달았던 것 같아요.
저는 웹툰의 매력을 한 단어로 정의하자면 ‘휴머니즘’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웹툰에는 정말 다양한 캐릭터들이 등장하잖아요.
그래서 저와 비슷한 상황을 겪은 주인공에게 공감하기도 하고, 불의를 겪은 주인공을 보면 대신 화가 나기도 해요.
웹툰은 저에게 단순한 ‘재미’를 넘어 사람을 이해하고, 위로 받으며 때로는 행복까지 얻을 수 있는 특별한 콘텐츠거든요.
이렇게 웹툰을 남들에게 소개하는 일을 업으로 계속 삼고 싶다고 자연스레 생각하게 됐죠.
웹툰으로 세상을 이해하는 법
Q. 휴머니즘이라는 말이 인상적이에요. 웹툰을 통해 실제로 타인을 이해해본 경험이 있나요?
<나는 귀머거리다>를 보고 그런 걸 많이 느꼈어요. 작가님께서 실제 청각장애인이시거든요.
다른 사람의 삶을 이해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누군가에게는 당연한 게 다른 사람한테 당연하지 않을 수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어요.
MBTI가 ENFJ라서 그런지 제가 사람을 많이 좋아하는 편인데요(웃음)
<위아더좀비>에서도 바깥이라는 현실이 무서워서 좀비가 있는 공간에 숨어사는 사람들이 공동체를 이루면서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인류애를 느낄 수 있어서 좋았어요. ‘세상은 미워하더라도 사람은 미워하지 말자’라는 메시지를 배웠다고 생각해요.
Q. 그렇다면 웹툰이 된 ‘웹툰 박사학위’님의 삶 역시 휴머니즘으로 가득할까요?
네. 제 삶은 ‘성장 드라마’라고 생각해요.
늘 새로운 도전을 하며, ‘저다움’을 찾아가는 과정이 담겨있기 때문이에요.
예전에는 어떤 길을 가야 할지 고민도 많았지만, 여러 경험을 통해 제가 콘텐츠, 특히 웹툰을 정말 좋아한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시간이 지날수록 ‘저다움’을 발견하고, 확장해나가는 과정 속에서 앞으로도 제 삶은 저만의 색을 그려가는 드라마로 이어질 거라 생각합니다.
평범한 주인공이 모험을 떠나면서 레벨이 올라가는 것처럼, 제 인생도 계속해서 성장해 나가는 과정이니까요! 웹툰도 그런 내용이 담겨있겠죠.
제목은 제 덕업일치의 소망을 담아 (웃음) <만화책방 딸내미가 웹툰 회사에서 일하게 된 사연에 대하여>로 하겠습니다.
정말로 ‘성덕’이 되어서, 그 누구보다 작가님들 작품을 더 많이 알릴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어요!
‘웹툰 박사학위’님의 추천 웹툰
[1] 위아더좀비
comment: 좀비로 가득한 서울타워 안에서 탈출하지 않고 남은 청년들이 공동체를 이루며, 현실을 마주할 용기를 찾아가는 성장물입니다.
좀비물인데, 힐링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인 작품이에요. 새로운 좀비물을 찾는 분들, 위로가 필요한 청년분들께 추천합니다!
[2] 집이없어
comment: 집이 짐이 되는 아이들이 집을 벗어나는 성장물이라고 생각해요.
작품에 나오는 캐릭터들을 모두 미워할 수 없을 정도로 입체적인 캐릭터이고요.
타인에게 무심코 품었을 ‘당연하다고 여기는 편견’을 돌아보게 만드는 웰메이드 웹툰입니다.
[3] 나는 귀머거리다
comment: 청각장애인 라일라 작가님의 일상툰인데요. 제가 베도 시절부터 꾸준히 챙겨봤던 작품이에요.
작품을 통해 작가님의 삶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특히 ‘누군가에겐 당연한 것이 다른 누군가에겐 당연하지 않을 수 있구나’라는 걸 깨닫게 되면서 제 시야를 넓히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됐어요.
단순히 즐겁게 보는 걸 넘어 제 사고를 확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된 작품입니다.
[4] 별이삼샵
comment: 2000년대를 배경으로 평범남과 퀸카의 연애 여정을 그린 청춘 로맨스 코미디인데요.
우선 그림체가 정말 개성있고 너무 예뻐요. 남주 지수원은 말 그대로 ‘순애’ 그 자체라서 작품을 보다보면 로맨스 서사에 몰입하게 된답니다.
참고로 제 최애는 ‘박동’이에요 ㅎㅎ
또 2000년대 특유의 패션, 분위기, 놀이문화가 디테일하게 담겨 있어서 보는 내내 향수를 자극해요.
<별이삼샵>은 안 본 눈을 사고 싶을 정도로 좋아하는 로맨스코미디 작품이에요.
[5] 일립예고 학생들
comment: 그림과 예술을 사랑하는 분들께 이 웹툰을 추천합니다. 다양한 인물들을 통해 예술적 영감을 얻고 감각을 넓힐 수 있거든요.
타고난 손재주로 인간 복사기라 불리던 ‘한솔’이가 예고를 다니며, 예술과 우정 속에서 자신만의 그림을 찾아가는 성장 학원물이에요.
작가님이 가진 예술관을 각기 다른 인물들을 통해 다채롭게 풀어냈다는 점이 돋보여요!